샤인 ( Shine, 1996 )

음악의 힘이란 어떤걸까? 난 적어도 이 영화를 보기전까지 그 의미를 몰랐었다.

이 영화를 접한 것은 내가 아직 학생일때인데 어느 날 스쳐지나가듯이 본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은 어떤 한 허름한 사람이 피아노 앞에 앉아 `왕벌의 비행` 이라는 곡을 치는 장면이였는데,

그게 어째선지 기억 속에 크게 남아있게되었고 나중에 찾아보니 그 영화는 `샤인` 이라는 제목이였다.

이 영화에서 피아노가 나올때마다 나는 전율했으며 음악의 힘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로 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를 몇개씩 찾아보게되었는데,

역시 음악과 감성의 어우러짐은 역시 쉽게 나올 수 없는 듯하다.

난 세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샤인`보다 훌륭한 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를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데이빗 헬프갓 역을 맡은 노아 테일러, 제프리 러쉬 두 배우의 열연이

이 영화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데이빗 헬프갓은 천재성을 지닌 피아니스트이다.

하지만 어린시절 그의 재능은 아버지 피터 헬프갓의 과도한 집착 속에 억눌려간다.

아버지는 굉장히 가부장적인 인물로서 데이빗을 억압하지만,

그 점은 아버지의 애정에서 나온 행동임을 계속해서 우리에게 말해준다.

비록 비뚤어진 애정이지만 데이빗을 끔찍하게도 사랑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행동을 옛날의 난 욕했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왜일까?

데이빗은 어느 날 열린 피아노 대회에서 특별상을 타오게되는데,

그 대회의 심사위원이였던 로젠은 데이빗의 재능을 알아보곤 레슨을 권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남의 손에 맡기기 싫은 아버지는 큰 집착을 나타내며 거절한다.

그 뒤 아들의 재능을 좀 더 발현하기위해선 레슨이 필요함을 깨닫고 결국 로젠에게 데이빗을 맡기게되는데,

처음 한차례는 소신대로 거절했지만 결국은 데이빗을 위하는 마음에 레슨을 부탁하게되고,

자신의 뜻을 굽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장면에서 난 피터 헬프갓의 아버지로서 아들을 위해

그 강한 자존심마저 굽히는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 뒤 데이빗은 성장하여 주에서 열리는 피아노 콩쿨에 우승을 하게되면서 미국으로의 유학 기회를 얻게된다.

로젠은 데이빗을 미국에 보내기위하여 모금을 하게되는데,

피터는 처음에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다 점차 데이빗이 떠나는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게되고

결국에는 데이빗이 미국에 갈 수 없게 티켓을 태워버린다.

그 사건으로 인해 데이빗은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커져만가게되고

예전 소련 친목회에서 만나게된 캐더린 여사에게 마음을 의지한다.

그러던 중 캐더린 여사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주는데

그 에피소드에서 나온 캐더린 여사의 아버지와 데이빗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이 대비되어

데이빗이 잠깐 동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부터 데이빗은 아버지의 사랑에 의구심을 품게되며

영국의 왕립 음악 학교로 갈 마음을 굳히게된다.  데이빗이 영국으로 가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 피터는

자신의 아버지가 보여준 왜곡된 애정을 똑같이 데이빗에게 표출하며 부자간의 연을 끊게된다.

데이빗은 무사히 왕립 음악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순탄한 학창생활을 보내게된다.

그러던 중 학교에서 열리는 콩쿠르에 아버지 피터가 계속해서 데이빗에게 요구하던 곡,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곡, 불멸의 곡인 라흐마니노프 3번곡으로 참가하려한다.

그 곡은 미치지 않으면 칠 수 없다는 교수님의 가르침에따라 데이빗의 행동은 점차 정상인과는 멀어져간다.

콩쿠르 당일 데이빗은 최고의 라흐마니노프 3번을 연주하며 우승하게됬지만 너무 전력을 다한 탓일까?

곡을 다 치고나서 바닥에 그대로 쓰러지게되고 데이빗은 그 사건을 계기로 뇌에 큰 손상을 입게되었다.

그 후로 정신병원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내게되었다.

그러던 중 데이빗을 알아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 밖으로 나오게되는데,

어느 날 우여곡절 끝에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게된다.

이 뒤의 장면이 내가 그토록 찾고싶었던 장면이다.

허름한 차림의 데이빗이 레스토랑에 막무가내로 들어가 담배를 입에 물고 피아노앞에 앉자

사람들은 뭐하는 거냐고 웃었지만 데이빗이 왕벌의 비행을 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경악하며 감탄을 한다.

이 것을 기점으로 데이빗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된다.

시간이 지나 신문에서 데이빗의 사진을 보게 된 피터가 데이빗을 찾아온다.

늙고 주름이 짙어진 피터의 눈에는 아직 데이빗이 아이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데이빗은 어린시절 들어왔던 아버지의 바이올린 이야기를 모른다고 부정함으로써

아버지의 족쇄에서 벗어나게되고 쓸쓸히 뒤돌아가는 피터의 뒷모습에 작별인사를한다.

이로써 데이빗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뒤 자유로운 삶을 살고있는 데이빗에게 한 여인이 오게된다. 

그 여인의 이름은 길리안 직업은 점성술사이며 약혼자가 있었다. 

몇일동안 데이빗과 같이 지내며 데이빗에게 큰 애정을 느끼게되고

길리안이 떠나는 날 데이빗은 길리안에게 고백을하게된다.

길리안은 데이빗을 떠나서 한참을 고민하다 데이빗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진심을 확인하고

다시 데이빗에게 돌아와 결혼을 하게된다.  그 후 길리안과 여러사람의 도움으로 개인 콘서트를 열게되는데

관객들의 기립박수에 호응에 눈물 흘리는 데이빗의 모습이 기쁘면서도 씁쓸하다.

피터는 콘서트에 오지않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그 당시에 사망했기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길리안과 데이빗이 피터의 묘비앞에서 삶에 대해 하는 대화는 정말 인상적이며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우린 살아있고 세월은 흘러가며 영원하지않아 하지만 중요한건 인생은 멈춰있는 게 아니란 거야.

그래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도 살아가야해. 그래서 포기하면 안돼."